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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달법(I-MESSAGE)',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대화의 기술 ㅣ 부모 역할훈련 2부

영원한 현재 2021. 5. 4. 21:48

https://youtu.be/Gy9UjuDg3So

 

  학교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대개 그것을 부모의 책임으로 돌립니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애가 저 모양이야.’ 더 나아가서는 살인범, 폭력범 등의 범죄자들까지도 모두 그 부모에게 잘못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자신의 문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기나 한가요? 모든 부모들은 이번 생에서 부모는 처음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부모가 되어서 아무것도 모른 채 아이들을 기르는데 서툰 건 당연한 겁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노력하고 애쓰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부모들 자체에 있다기보다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에 있고, 그것을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의 부재에 있는 게 아닐까요?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들의 부모나 부모의 부모 때부터 사용해온 방식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2000년 전에 사용되었던 방식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 그래서 부모들에게도 역할훈련이 필요한 것입니다. 토마스 고든의 부모 역할훈련 그 첫 번째로 저번 영상에서는 적극적 듣기를 살펴봤는데요,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위에 카드를 눌러서 먼저 보고 오시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대화법인 -전달법’,  ‘I-MESSAGE’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번 시간에 살펴봤듯이 먼저 아이들의 행동을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것들 중에 부모에게 문제가 안 되는 경우 즉, 아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적극적 듣기를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전달법은 부모에게 문제가 되는 경우, 즉 부모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속하는 예로는 전화도 없이 밤늦게 들어온다.’,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 놔서 다른 가족들이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친구들과 놀 때 연락이 잘 안 된다거나, 친구가 내 물건을 말없이 빌려 가 함부로 쓸 때는 오늘 배울 -전달법을 사용하면 되겠죠?

 

  아이가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있으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당장 발 내려놔와 같이 명령이나 지시’, ‘훈계의 방법을 씁니다. 물론 좀 더 너그러운 부모들은 사람이 앉는 의자에 발을 올려놓으면 될까? 안 될까?‘ 와 같이 주의 조언을 하겠지만 결국 둘 다 를 주어로 하는 말이라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러한 -전달법은 아이들의 저항을 낳고, 아이로 하여금 죄책감이 들게 합니다. 그리고 -전달법을 통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나는 네가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라는 메시지와 유일한 해결책은 내 말대로 하는 거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결국 아이를 독립적인 인격체, 스스로 행동을 책임질 수 있는 인간으로 보지 않는 것인데요. 동일한 상황에서 아이를 친구로 바꿔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친구가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있을 때 우리는 명령하거나 조언하지 않습니다. 아마 새 의자라서 더러워질까 봐 좀 걱정이 되네?’라고 말할 겁니다. 자연스럽게 를 주어로 하는 -메시지를 쓰게 되죠. 부모들은 지금 아이를 사랑한다면서, 아이를 친구보다도 존중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선 이렇게 불평합니다. ‘아이들은 책임감 없이 자기 멋대로만 하려고 해요.’ 그런데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아이가 부모를 배려하고 스스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기회를 매번 빼앗았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책임감을 배울 수 있죠?’ ‘-전달법은 아이들이 부모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게,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아주 효과적인 대화법입니다.

 

  ‘-메시지는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행동’, ‘감정’, ‘영향이 그것입니다. 첫 번째로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는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입니다. 이때 부모의 평가나 판단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아까의 상황에서 그렇게 버릇없이 의자에 발을 올려놓으면 엄마는 화가 나라고 했다고 해봅시다. 자신인 엄마를 주어로 써서 잘 말하긴 했지만, 이미 여기에는 버릇없이라는 부모의 판단과 평가가 들어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 순간 버릇없는 아이가 되어버리는 건데요, 그런 부모의 해석이나 평가에 아이는 일차적으로 저항하게 됩니다. 조금 여린 아이라면 부모님에게 버릇없이 굴었다는 죄책감이 들 테구요. 그러니 버릇없이를 빼고 의자에 발을 올려놓으면이라고 있는 그대로 묘사해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 요소는 감정인데요, 여기서 핵심은 부모의 솔직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은 부모라면 언제나 아이들을 사랑해야 하며, 무조건 받아들이고 인내해야 하며,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나 감정은 억누르고 아이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은 충분히, 아주아주 존경할 만한 것이지만 고든은 이러한 태도가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많은 부모들이 부모 역할훈련 프로그램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부모는 신이 아니라 감정을 가지고 있는 한 인간입니다. 참는다고 해도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요. 한계는 반드시 옵니다. 그러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되는 거죠. 대개 아이들은 부모가 솔직하게 자기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으면, 부모님이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줄 몰랐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아이는 어떤 악한 마음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던 게 아닙니다. 정말 몰라서 그랬던 겁니다. 그러니 아이가 알게 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것이죠. 부모는 아이의 존재 자체를 수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아이의 모든 행동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질 것입니다. 부모가 꾸밈없이 솔직하게 감정을 숨기지 않고 인간적인 면을 드러낼 때 아이는 더 친근감을 느끼고 스스로도 솔직해진다고 합니다. 김수영의 말마따나 곧은 소리가 곧은 소리를 부른 셈이죠. 그러니 잊지 맙시다. 오직 진실한 대화만이 진실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요. 세 번째 요소인 영향은 행동이 내게 미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말합니다. 이것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과정에서 스스로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내게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을요. 즉 화를 낼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습관적으로 화를 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이가 의자에 발을 올리는 행동은 실제로 내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냥 보기에 거슬리니까 습관적으로 화를 냈던 것이죠. 만약 실질적 영향이 있다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화가 났다거나 기분이 상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전달법은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먼저 -메시지를 가장해 -메시지를 보내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주어만 를 썼지 결국 내용을 보면 를 탓하는 -메시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네가 게으름뱅이라고 생각해라는 말은 결국 넌 게으름뱅이야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경우에 -메시지가 갖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겠죠. 또한 나의 일차 감정 즉, 진짜 감정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라는 감정은 다른 감정에서 비롯된 가짜 감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딸이 밤늦게 들어오지 않아 엄마가 안 자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엄마 : 너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정말 기분이 안 좋아.

 : 왜 주무시지 그랬어요? 걱정하지 말고 주무셨으면 좋았을걸.

엄마 : 어떻게 잠이 오니? 너한테 화가 났고, 혹시 무슨 사고라도 생기지 않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약속한 시간도 안 지키다니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

 

  이 대화를 살펴보면 분명 -메시지를 사용했지만, 부모의 진짜 감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분노 실망은 딸이 집에 들어왔을 때 든 어머니의 실제 감정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는 딸이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화를 내버린 거죠.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화를 낸 것이지 진짜 화가 난 것은 사실 아니었던 겁니다. 그럼 진짜 감정을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엄마 : (딸을 안으며) 아이고, 다행이다. 아무 탈 없어서 다행이야. 무슨 사고라도 난 게 아닌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 , 엄마. 나를 봐서 기쁜 것 같네요?

 

  자신의 진짜 감정으로 대화를 시작하니까 대화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는 거 보이시나요? 실제로 수업을 듣는 모든 사람들이 이를 보고 모두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고 합니다. ‘는 이처럼 대개 일차 감정이 아닌 이차 감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부터도 그렇습니다. 본가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갈 때면 어머니가 이것저것 많이 싸주시는데, 괜히 화를 냅니다. 필요도 없는데 왜 무겁게 그러냐고 말이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머니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아들이랍시고 해주는 것도 별로 없는데 자꾸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또 고마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화를 내버린 거죠. 내 진짜 감정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 잘 안되네요.(엄마, 미안해ㅠㅠ)

 

  마지막으로 칭찬 대신 -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칭찬만큼 교육학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아이의 좋은 행동을 칭찬하는 것에 반대하는 교사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든은 칭찬 또한 평가와 판단이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행동을 칭찬한다는 것은 그와 반대되는 행동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즉 칭찬은 항상 비난을 전제하고 내포하고 있는 셈인 것이죠. 그리고 부모나 교사가 칭찬을 사용하는 맥락을 살펴보면, 대개 아이를 조종하고 통제하기 위한 경우가 많은데 고든은 이런 식으로 칭찬을 쓴다면 오히려 관계나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방 청소 한 아이를 칭찬했던 것은 계속해서 아이가 스스로 방 청소를 하게 하기 위한 기묘한 술수였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행동이라서 칭찬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부모인 나에게 좋은 행동이라서 칭찬했던 것이죠. 이것은 교육이 아닙니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만 행동하도록 아이를 통제하고 조종하는 것이죠. 마치 개를 훈련시키듯이 말입니다. 아이들은 칭찬을 통해 은근히 자신을 조종하고 통제하려 한다는 것을 민감하게 알아챕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부모를 불신하게 되고 관계가 악화되겠죠. 그러니 고든은 칭찬 대신 차라리 -메시지를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엄마는 어질러져 있는 네 방을 볼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아. 그런데 너한테 방을 억지로 치우게 해서 또 네가 뾰로통해지는 것은 또 싫어. 네 방이니까 스스로 청소해줬으면 좋겠어.” 만약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솔직하고 진실한 감정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말했다면, 아마 아이는 이를 조종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휴지) 정말로 그런 의도가 없었다면 말이죠. 오늘의 국어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내일의 국어 이야기는 부모 역할훈련의 마지막 방법인 무패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나 오늘 배운 -전달법을 실제 대화에서 사용해보시고 정말 효과가 있었다는 분들은 댓글로 이야기를 남겨주시면 많은 분께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재밌고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국어 이야기

어쨌든 국어 이야기

이것도 국어 이야기

 

안녕하세요. '어쨌든 국어'입니다.

'국어가 유익하면서도 흥미로울 수는 없을까?'

저희 채널은 이런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고민에서 시작합니다.

 

* 목차

1. 부모 역할 훈련이 필요한 이유

2. '나-전달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3. '너-전달법'과 '나-전달법'

4. '나-전달법'의 구성요소 : 행동, 감정, 영향

5. '나-전달법'을 사용할 때 주의사항

6. 칭찬 대신 '나-메시지'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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